시위하는 동료 체포되자 경찰서 몰려간 노조…대법 "미신고 집회 아냐"

입력 2023-08-10 12:00   수정 2023-08-10 12:55

집회 신고된 장소를 이탈해 시위를 이어가더라도 이미 신고된 집회의 연장선에 있는 집회라면 불법 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전북지역본부장 김모 씨에 대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사와 피고 측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김모 씨 등은 2021년 4월 26일부터 5월22일까지 전북 군산시 서수면의 A 공장 정문 좌측 주차장 등에서 옥외집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으로 집회신고를 했다. 해당 공장을 운영하는 B 운송사에 일부 노조원들에 대한 부당 계약해지 철회를 촉구하는 목적의 집회였다. 이와 같은 집회가 진행 중이던 5월 7일 저녁 집회에 참여한 노조원 3명은 A 공장 정문을 봉쇄하는 등 불법 행위를 벌여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김모 씨는 노조원이 체포된 다음날 옥외집회를 개최하고 같은 날 오후 화물차량이 공장 안으로 진입하는 것을 보고 화기성 물질인 시너 1통(17ℓ)을 바닥에 뿌리고 그 위에 시너 통을 던졌다.

김모 씨는 같은 날 저녁 군산경찰서 후문 앞 민원인용 주차장에서 노조원 20여 명과 함께 노조원들이 체포된 사실에 대해 항의하며 확성기를 이용해 석방 취지의 구호를 제창했다.

검찰은 김모 씨가 시너를 바닥에 뿌리는 등 집회 참가자 준수 사항을 위반하고, 집회 장소로 신고된 A 공장 앞 주차장을 벗어나 미신고 집회를 주최했다고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1심은 김모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미신고 집회 주최'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형량을 줄였다.

2심 재판부는 미신고 집회 주최 부분을 무죄로 본 이유에 대해 "미신고 집회가 기 신고 집회와 동일성이 부정되는지 여부, 이 사건 미신고 집회가 사전에 논의됐는지 여부 등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는 또 "미신고 집회에 참석한 노조원들의 복장이 같은 날 진행된 기 신고 집회와 거의 동일한 것으로 보이고, 현수막이나 장비 역시 기 신고 집회와 같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미신고 집회가 우발적, 즉흥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렇지는 않더라도 기 신고 집회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원심판결이 정당하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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